일상 기록

30대 여성이 3년간 살아본 타운하우스 생활, 현실적인 장단점

리코리 2023. 1. 20. 19: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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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파트에서만 살아왔던 사람의 찐후기


저는 타운하우스에서 살기 전까지 거의 30여년을 아파트에서 살아왔어요. 오피스텔에서 6개월과 카페거리 주택 2년 반 정도 살았던 적만 빼고요.

아파트가 가장 익숙하고 안전하고 편하다고 믿어온 사람으로서, 3년 동안 살면서 느낀 타운하우스의 장단점 및 모든 느낀 점들을 솔직하게 적어보도록 할게요.

(참고로 최근 추가로 작성한
타운하우스 매매시 주의사항, 현거주자의 선택 가이드
클릭👆 요 포스트도 참고하세요.)

단점 1. 신축일 경우 하자 우려


우선 저희는 '신축' 타운하우스를 분양받았기에 초반에 좀 어려움이 있었어요. 아파트와는 차원이 다른 종류의 하자들이 꽤 있었거든요.

가장 큰 문제는 바로 방수였습니다. 다행히 저희집은 방수 문제가 없었는데요. 마당 아래 건물 내부가 있는 구조에서 주로 발생하는 하자였습니다.

시행사에서 이런 큰 문제들은 꾸준히 보수를 해줘서 지금은 다른 세대들도 큰 문제 없이 지내는 것 같아요. 하지만 초반엔 마음 고생이 심하더라구요.

자료사진

저희 집에 있었던 문제는 설계도와 다르게 건축돼 중간 문을 설치할 수 없었던 것, 다른 집들에 비해 마당 크기가 도면보다 작게 나온 것 등이 있었습니다. 이런 문제들은 시행사에서 논의를 통해 해결 방안을 찾아주거나, 보상을 해주기도 해요.

그외 자잘하게는 바닥재가 평평하지 못한 것, 타일이 깨져있는 것, 도배가 잘 안 된 부분이 있는 것, 창문에 결로가 생기는 것 등이었습니다. 이들 중 대부분은 보수가 되었으나, 아직 해결되지 않은 문제도 있어요.

이런 무거운 이야기로 시작을 하니 겁부터 많이 나실 것 같은데요...ㅎㅎ 사실 이런 문제는 신축이 아니라면 크게 문제될 게 없는 부분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아파트도 신축으로 들어가면 초반에 여러 문제들이 발견되니까요.

단점 2. 외진 곳에 위치


타운하우스는 대체로 아파트 단지보다 외진 곳에 있죠. 저희는 고속도로 초입에 위치해 자차를 타고 이동하기에는 좋은 위치입니다. 버스 이용도 편리한 편이고요.

자료사진


하지만 도보 생활권이 아닌 것이 좀 불편합니다. 도보로 5분 내로 갈 수 있는 곳은 카페, 레스토랑, 편의점, 어린이집, 유치원 정도입니다.

학교는 도보 10분-15분, 대형 마트는 차를 타고 약 10분 나가야해요. 아파트처럼 유모차 끌고 근처 마트에서 장 보고, 단지 내 놀이터도 가고, 옷 구경도 하다가 병원도 들리고 이렇게 할 수는 없어요.

물론 타운하우스 단지가 매우 크거나 아파트 단지가 바로 옆에 있어서 도보 상권이 좋다면 문제가 안될 수도 있습니다.

단점 3. 마당 잔디, 야외 물품 등 손 볼 곳 많음


저와 같은 30대 여성분들이 현실적으로 가장 많이 걱정할 부분일 것 같아요.

아파트에 살면 신경 쓰지 않아도 될 수고들이 생기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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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습니다.ㅎㅎ 아파트에 살 때보다 분명 손이 필요한 곳이 많습니다. 그래서 저는 일부러 마당이 크지 않은 집을 골랐는데요.


그럼에도 잔디는 주기적으로 깎아줘야하고, 마당 나무 데크도 2년에 한번 정도는 니스칠을 칠해줘야합니다.

마당에서 쓰기 위한 용품들은 비가 오면 물에 젖지 않도록 치워둬야하구요.(저희는 이케아에서 산 우비천으로 덮어줘요)


이렇게 손이 많이 갈 일을 만들지 않도록 일찌감치 정비를 하는 집들도 있습니다. 관리해야하는 잔디나 나무 대신 돌을 까는 거죠.

보기에도 깔끔하고 편리하긴 하지만, 저는 아이 키우는 입장에서 돌은 좀 차갑거나, 여름엔 뜨거울 것 같고, 또 넘어질 때 딱딱할 것 같아서 선택하지 않았어요. 또, 잔디가 있어야 푸릇푸릇 사계절이 보이고, 나무도 심을 수 있고요.


데크는 마당에서 식사를 할 때나, 야외 영화를 볼 때, 아이 수영장 해줄 때 등 유용하더라구요.


이외에도 많은 분들이 걱정하시는 부분들에 대해 이야기 해볼게요.


걱정 1. 벌레가 많을 것 같다?


실내는 NO, 야외는 YES.

타운하우스가 어디에 위치해있느냐에 따라 다를 것 같은데요. 저희는 산 밑에 위치한 타운하우스인데도 생각보다 벌레 때문에 불편하다고 느낀 적은 없어요. 실내는 방충망을 잘 쳐놓고 살면 아파트와 별반 다를 게 없어요. 물론 실내가 아닌 마당에는 거미줄이 자주 쳐져있고, 나비가 날아다니고, 여치와 방아깨비가 보이고 가끔 장수풍뎅이와 사슴벌레도 보이곤 합니다. 그런데 이런 점은 아들인 경우 매우 장점이에요. 정말 좋아합니다. 생태학습이 따로 필요 없어요.ㅎㅎ

걱정 2. 집에 계단이 불편할 것 같다?


저도 크게 고민했던 문제 중 하나였어서, 계단을 최대한 적게 쓰며 살 수 있는 곳으로 찾았어요. 1층에서 주 생활이 가능하도록 1층에 거실과 화장실, 부엌이 모두 있는 집을 찾았죠.

그런 집을 골라 살다보니 불편함을 거의 느끼지 못하는 것 같아요. 주로 1층에서 지내다가 잘 때나 외출할 때 옷을 갈아입기 위해 2층 침실방을 가는 정도에요.

하지만 무릎이 좋지 않은 어르신들은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아이가 장난이 심하다면 계단이 조금 불안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리고 집밖에서 집안으로 들어갈 때 계단이 있는 것도 조금 불편할 수 있을 것 같아요. 저희는 내부만 3층으로 나뉘어져있고 외부로 나가는 계단은 없는데요, 쓰레기를 버리러 나갈 때나 배달이 왔을 때, 물건을 들고 계단을 오르내려야하는 게 좀 번거로울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걱정 3. 아파트보다 안전에 취약할 것 같다?


이 부분은 통계자료 같은게 없고, 저도 몸소 느낀 바가 없어서 확실히는 모르겠는데요.

타운하우스는 일반 주택과 달리 경비 시설이 있어서 좀 더 안전하게 느껴져요. 단지 입구에 차량 차단기가 설치되어 있어 아무나 들어오지 못하고, 경비 아저씨가 돌아다니며 순찰 해주시니 꽤 안심이 됩니다. 또, 겨울에 눈이 올 때는 눈을 미리 다 치워주셔서 운전할 때도 안심이에요. 그리고 단지가 모여있으니 다른 세대들과 거리적으로, 심리적으로도 가까워서 안정감도 더 느껴지는 것 같아요.
서로의 감시망이 되어주는 느낌이랄까요?


오히려 저는 아파트 엘리베이터에서 낯선 사람과 함께 탈 때, 밤에 사람 드문 지하주차장에서 올라올 때 더 무서웠던 것 같아요. (이외에도 타운하우스의 단점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이나, 걱정되는 부분을 댓글로 남겨주시면 제가 내용에 추가해서 올릴게요.)

걱정 4. 집값이 떨어질 것 같다?


타운하우스에 살고 싶은 마음이 커도 집값 때문에 선뜻 사지 못하거나, 전세로만 알아보시는 분들도 많을 것 같아요.

저희도 사실 그런 우려가 없지 않았어요. 그럼에도 분양을 한 이유는 바로 주변 지역이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다는 점 때문이었어요.

위치적으로 교통이 좋고, 주변에 계속 타운하우스 단지와 상가들이 지어지고 있고, 지하철역이 들어올 수 있다는 이슈가 있는 곳이거든요.

아파트보다 토지 지분율이 높아 앞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곳이라면 타운하우스도 투자가치가 나쁘지 않은 것 같아요.

한가지 우려되는 점은 수요가 많지 않아서 매매 자체가 많지 않아 팔고 싶을 때 팔기 힘들다는 점이에요. 하지만 동탄 반송동 타운하우스 단지처럼 대규모 타운하우스가 조성되면 매매도 늘고 집값도 잘 오르더라구요.



그럼 이제, 이런 단점들과 걱정들에도 불구하고 타운하우스가 좋은 장점을 알려드릴게요.

장점 1. '집'이라는 취미가 생긴다.


아파트보다 신경쓸 게 많다는 건, 그만큼 다양하게 누릴 게 많다는 이야기인 것 같아요.

마당에서 뭘 하며 놀까, 마당에서 뭘 해먹어볼까, 어떻게 꾸밀까, 테라스는 어떤 장소로 쓸까, 1층과 2층은 어떻게 나눠서 쓸까.


이런 고민들이 부담스러울 수도 있지만, 살면서 하나씩, 하나씩 해보는 게 꽤 재미 있어요. 아파트와는 달리 DIY, 내가 만들어가는 내 집인 느낌이 든 달까요.

바베큐 장비도 조금씩 사고, 마당에 아이 수영장도 설치해보고, 여름밤에는 야외 영화를 즐깁니다.


마당이 있으니 스포츠도 다양하게 해볼 수 있어요. 골프 연습, 축구, 최근에는 배드민턴 네트도 사서 해보니 재미있더라구요.

그리고 아파트와 달리 층간 소음이 없어 1층에서 탁구도 치고, 테라스에서는 농구도 해요. 집에서 즐길 거리가 정말 많아집니다.


장점 2. 아이 교육에 좋다.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 전원주택이나 타운하우스를 고려하는 이유 중 하나가 교육일 것 같은데요. 타운하우스살이는 아이를 자연친화적으로 키우는 정말 좋은 방법인 것 같아요. 사계절을 직접 눈으로 보고 발로 밟으며 생생하게 느낍니다.


앞서 말했듯 곤충 채집을 해 직접 키워보기도 하고, 나무를 심는 과정도 함께하며 열매를 따먹기도 해요.

저희는 이사 초반에 앵두 나무를 심었는데, 앵두가 정말 많이 열리더라구요. 맛도 맛있고 아이도 정말 좋아해요.


그래서 작년엔 블루베리도 심어서 수확을 했답니다. 블루베리도 바로 따서 먹으니 더 싱싱하고 맛난 것 같아요.

마당에서도 신나게 뛰어놀고, 집 안에서도 층간소음 걱정 없이 축구를 하고, 농구를 하며 마음껏 뛸 수 있으니 신체 발달에도 좋은 것 같아요.

장점 3. 층간 소음이 없다.


요즘 아파트에서 가장 대두되는 이슈죠. 층간소음으로 사회적 사건사고도 종종 발생하는 만큼 무시할 수 없는 일인데요. 타운하우스와 같은 주택에서는 층간소음 걱정이 없는 게 큰 장점이죠. 종종 세로로 세대가 붙어있는 타운하우스들은 측간소음으로 골치아프다고 하는데, 저희는 단독이라 그런 문제는 없었습니다.


단독이어도 마당에서 바베큐를 하고, 손님을 치르는 등의 외부소음 때문에 시끄럽다고 하는 분들도 계시더라구요. 봄이나 가을에 날씨가 좋을 때 마당에서 지내는 세대가 많아지면 소음이 생기긴해요. 하지만, 아파트와 달리 집 안으로 들어가면 소음이 전혀 없어요. 저는 실내로 들어가서 문을 닫으면 다른 세대 소음은 전혀 들리지 않았어요.

장점 4. 생활 공간 분리


이 부분은 제가 특히 크게 느끼는 장점인데요. 생활 공간이 윗층, 아랫층으로 분리가 되는게 정말 좋더라구요.

1층에는 거실, 부엌, 화장실, 방 하나가 있어요. 주 생활권은 1층이다가 잘 때는 침실이 있는 2층으로 올라가는 거죠. 이렇게 생활이 분리되니 너무 좋더라구요. 이른 아침에 아이가 1층에서 놀거나 누군가 요리를 하고 있어도 신경 쓰지 않고 2층은 푹 쉴 수 있는 공간이 돼요.


특히 손님 올 때가 정말 편해요. 손님들은 1층에서 놀고, 저는 중간에 쉬거나, 옷 갈아입을 일이 생기거나, 화장실 갈 때 등 2층을 쓰면 되니 프라이버시가 존중되는 느낌이에요.

그리고 재택 근무를 할 때도 편하다고 하더라구요. 한 층은 아예 사무실처럼 방해받지 않는 공간이 생기니까요.

장점 5. 관리사무소에서 시설과 안전 등을 관리


이 부분은 개별 단독주택과 다른 부분일 것 같은데요. 앞서 말했든 경비 아저씨가 단지 입구에서 방문객을 관리해주고 순찰을 도시니 안전 부분에서 안심이 돼요. 또한 단지 청소 및 쓰레기 분리수거도 해주시고, 눈이 올 때는 눈을 깨끗이 치워주셔서 편리합니다. 여러가지 수리 문제, 수도설비로 인한 단수와 정전 등도 안내해줍니다. 또 세대 공동으로 마당과 실내 소독 등을 같이하니 편리해요.

자세한 사항들은 타운하우스 단지마다 조금씩 달라요. 관리비를 아끼기 위해 관리사무소 없이 차단기만 설치하는 곳도 있고, 좀더 적극적인 관리를 원해서 개별 마당도 관리를 맡기는 타운하우스도 있더라구요.


제가 말씀드린 다섯가지 장점 외에도 땅을 밟고 흙냄새를 맡으며 좀더 건강하게 살 수 있다는 점, 획일화된 세상에서 벗어난 듯한 쉼을 준다는 점, 무엇보다 아이가 집을 정말 좋아한다는 점(너무 좋아해서 집돌이가 될 수 있다는 단점...ㅎㅎ) 등이 타운하우스에 사는 장점이 될 수 있을 것 같아요. 제가 모르는 다양한 장단점들도 또 많겠죠?

이상 제가 생각해본 타운하우스살이에 대한 장단점, 후기를 알려드렸어요!

제가 말씀 드린 타운하우스에 대한 이야기 외에 또 궁금한 것들 댓글로 남겨주시면 답변해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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