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 비평

[INFP 취향 리뷰] 김신회 에세이 ‘심심과 열심’, 작가님 제 마음에 CCTV 단 거 아니죠?

리코리 2023. 1. 10.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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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에 쏙 와닿는 책을 찾았다.

내 머릿속에 CCTV를 달고 관찰한 듯한, 평소에 내가 늘 표현하고 싶었으나 하지 못했던 생각들을 너무 시원하게 표현해준듯 한 책 ‘심심과 열심’.


얼마나 오래, 열심히 읽었는지 책이 다 바래졌다. ㅎㅎ
가방에 넣고 다니며 여기저기서 읽는 습관탓이다. 또 이 책 읽다가 저 책 읽다가 다시 이 책을 읽으며 아주 장기간 책을 읽는 독서 습관 때문도 있다.

책 내용이 익숙해져 뒷내용이 빤하게 느껴질 때쯤 다른 책을 읽다가 돌아오면 기억이 새록새록 나고 또 다른 신선함도 느껴진다. 소설보단 에세이나 자기계발서, 인문학 서적 등을 주로 읽는 내겐 무척 잘 맞는 습관같다.

작가는 이 책에서 글을 쓸 때 느끼는 감정들, 글로 밥벌이할 때 느끼는 어려움들, 어떻게 글을 써야 잘 써지는지(특히 에세이 장르의 글을 쓸 때), 또 살면서 인간관계에서 느끼는 다양한 감정들에 대해서도 잘 표현해주었다.

이 중 나에게 와닿았던 구절들, 내가 기억하고 싶은 구절들을 조금 모아봤다.

난 블로그에서는 주로 정보성 리뷰를 쓰지만, 브런치에서는 종종 에세이를 쓰고 있고, 음악을 만들며 음악으로 밥벌이를 하고자 마음 먹었던 적도 있기에 공감이 되는 부분들이 매우 많았다.

바르게, 남들과 비슷하게, 평균적으로 자라야한다고 배우는 대한민국의 교육을 받은지라, 나도 모르게 자꾸만 '올바른 끝맺음'을 맺으려고 한다. 정말 나도 모르게다. 그냥 가벼운 이야기를 해야지라고 생각하고 시작한 글도, 갈 바를 알지 못하고 쓰던 글도 하나같이 교훈이나 감동을 주며 끝내려고 한다. 그래야 정말 끝낸 듯한 느낌이랄까.

사실 그럴수록 이야기는 오히려 더 뻔해지고, 재미없어진다. 알고 있는데도 잘 안되는 이 습성. 평생 길들여진 서론-본론-결론의 의무감을 떨치기란 쉽지 않다.

내가 항상 재미있게 읽는 건 정말 사소한 이야기들이다. 시시콜콜하지만 폭풍 공감이 되는, 표현을 독특하게 잘한 글들. 오히려 거창한 이야기들은 부담스러워서 내가 정말 호기심이 생기거나, 공부를 해야지 마음 먹어야 읽어진다.

그럼에도 나도 글을 쓸 때 자꾸만 특별한 소재를 찾으려고 한다. 이렇게 똑같은 하루하루인데, 소재랄게 정말 없는데. 다들 똑같은, ‘그 와중에’ 보석같은 소소한 소재들을 발견하는게 좋은 에세이스트의 재능인 것 같다.

'영감이 올 때까지 기다려봐'라는 말은 나도 음악 작업을 할 때 종종 들었던 이야기다. 하지만 창작을 밥벌이로 하는 사람에게는 무책임할 수도 있는 말 같다. 가만히 있어도 영감이 뚝뚝 떨어지는 건 천재가 아닐까?

나도 저 말대로 해보려다  꽤 오래 곡 작업을 멈췄었던 기억이 있다. 어떻게든 쓰려고하고, 만들려고 끄적끄적 해야 영감도 꾸역꾸역 오더라. 너무 공감됐던 이야기 중 하나다.

이것도 너무 공감돼서 읽자마자 사진 찍어 SNS에 올렸던 내용이다.

스스로에게 백번 물으며 작업한 곡과 글들. 부족한 부분을 나도 이미 알고 있을 때가 많은데, 이야기를 담다보니 어떤 빈 부분이나 뾰족한 부분이 생기고, 루즈한 느낌도 생긴 건데, 정말 '이건 틀렸다'가 아닌 이상은 쓴 소리가 별로 듣고 싶지 않다. 내 방향과 의도와 노력을 알아주고, 그저 지지 받고, 응원 받고 싶은 마음. ㅎㅎ

정말 초안이라거나, 둘 중에 하나라는 선택지가 있다거나, 그럴 땐 이야기가 좀 다를 수 있겠지만 말이다.

특히 이미 발매된 곡, 출간된 책이라면 그땐 무조건적인 응원만 필요하단 사실.ㅎㅎ

주변에 창작자분들이 계시다면 바른 소리는 조금 뒤로, 좋은 이야기를 더 많이 해주며 힘을 실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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